북한 남포에 새로운 유류 저장탱크가 들어섰습니다. 주변엔 또 다른 탱크 건설 공사가 한창인데 유엔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이 유류 저장 시설을 꾸준히 확충하는 배경이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남포의 유류 시설 밀집 지역에 새로운 유류 탱크가 등장했습니다.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최근 이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유류 탱크 지대 남쪽 한 지점에 새롭게 들어선 유류 탱크가 보입니다.
지름은 약 25m. 위성사진만으로 정확한 높이를 알 순 없지만 주변 다른 탱크와 유사한 모양인 점으로 볼 때 10~20m 정도로 추정됩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20년 지름 18m짜리 유류 탱크 2개를 가운데에 두고 남쪽과 북쪽 공터에 각각 2개씩의 원형 부지를 조성한 바 있습니다.
이후 3년 넘게 방치된 이들 부지는 올해 초 이중 남쪽 부지 1곳에 탱크가 들어서며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북쪽 부지 2곳 중 1곳에서 유류 탱크가 올라선 장면이 확인된 것입니다.
현재 북쪽과 남쪽의 남은 부지에서도 공사 흔적이 발견돼 조만간 추가로 2개의 탱크가 더 들어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이 일대엔 유류 탱크 여러 개가 신설됐습니다.
지난 2022년 초엔 지름 23m, 높이 10m 안팎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탱크가 완공됐습니다. 이어 같은 해 11월엔 지름 30m의 탱크가 발견됐으며, 2023년 5월엔 바로 옆 부지에 지름 12~15m의 탱크 2개가 신설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2023년 10월엔 북부지대에 유류 탱크 3개가 들어선 모습이 위성사진에 찍혔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이 일대에 유류 저장 시설을 꾸준히 확충하면서 2018년까지 약 20개였던 유류 탱크는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것을 합쳐 모두 36개가 됐습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탱크를 합치면 조만간 40개에 육박할 전망입니다.
북한이 유류 탱크를 확충하는 정확한 배경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과거 전문가들은 유엔 안보리 제재에 막혀 정상적인 유류 수입이 어렵게 된 북한이 불법 환적 등으로 확보한 유류의 비축 역량을 늘리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이 반입할 수 있는 휘발유 등 정제유 양을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했습니다.
그러나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지난 5월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올해 북한에 제공한 정제유 양이 이미 유엔 안보리가 정한 한도를 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커비 조정관] “Russia has been shipping refined petroleum to the DPRK. Russian shipments have already pushed DPRK inputs above mandated by the UNSC. In March alone, Russia shipped more than 165,000 barrels of refined petroleum to the DPRK."
특히 “지난 3월에만 러시아가 북한에 16만 5천 배럴이 넘는 정제유를 보냈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VOA는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 자료를 분석해 남포 유류 항구에 매월 최소 7척의 유조선이 입항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에 반입된 정제유 양은 올해 초 일찌감치 그 한도를 넘겼지만 유조선의 입항은 최근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해군 대령 출신으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한 닐 와츠 전 위원은 지난 5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연간 한도를 초과하는 모든 이전은 불법으로 간주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와츠 전 위원] “Any transfer above the cap should be considered illegal… And so that designation seems no longer possible, since the P5 can no longer agree at the Security Council, and specifically at the DPRK Committee, the 1718 Committee.”
이어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 나라가 안보리 특히 대북제재 1718 위원회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만큼 더 이상의 제재는 불가능해 보인다”면서 미국 등 ‘같은 생각을 가진’ 나라가 독자 제재 등의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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