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물질 안전지수’에서 5회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핵 물질 관리와 방사능 유출 위험이 전 세계 핵 물질 보유국 가운데 가장 열악하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강양우)
미국의 민간단체인 핵위협 방지구상 NTI가 22일 발표한 ‘2020년 핵 안전지수’에서 북한은 핵 물질 안전 부문에서 100점 만점에 19점을 받았습니다.
핵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1kg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을 보유한 전 세계 22개 나라 중 가장 낮은 점수입니다.
핵위협 방지구상이 보고서를 발표한 첫해인 2012년 이후 5회 연속 최하위 ‘꼴찌’ 기록입니다.
핵위협 방지구상의 보고서는 2년마다 핵 물질 보유국의 보안 조치와 국제 규범, 국내법상 안전 조치와 이행 능력, 핵 물질 도난 위험요인 등을 토대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조사관들의 접근이 불가능한 북한 같은 나라의 경우 핵 관련 시설 주변의 군사 규모와 전문가들의 조언에 근거해 점수를 매겨 왔습니다.
올해 북한은 평가 항목 중 국제 규범과 국내법상 안전 조치와 이행 능력에서 각각 0점을 받으면서 전체 점수를 크게 떨어뜨렸으며, 총점 기준으로 2018년보다 1점이 올랐지만 2012년에 비해 3점이 떨어졌습니다.
이번 조사에선 호주와 캐나다가 각각 93점과 87점으로 1위와 2위를 기록했으며, 미국은 76점으로 영국과 공동 9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반면 이란과 인도, 파키스탄은 차례대로 19~21위에 올라 북한과 함께 하위권 국가로 분류됐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에너지 장관을 지냈던 어니스트 모니즈 핵위협방지구상 공동의장은 22일 온라인 세미나에서 지난 2년간 핵 안보에 대한 진전이 둔화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어니스트 모니즈 / 핵위협방지구상 NTI공동의장
“가장 중요한 사실은 핵 안보에 대한 진전 속도가 지난 2년간 둔화됐다는 점입니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우리의 전반적인 권고는 각 나라들이 핵 안보에 대한 정치적 관심을 강화하고 유지하라는 것입니다.”
북한은 방사능 유출과 건강 위험성을 토대로 한 ‘사보타주’ 지수에서도 47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사보타주 지수는 핵 물질 안전 부문과 달리 핵 시설이 있는 모든 나라를 대상으로 하는데, 북한은 국제 규범과 국내법상 안전 조치와 이행 능력에서 단 1점도 얻지 못했습니다.
‘사보타주’ 지수에선 프랑스가 1위에 올랐고 미국은 일본, 캐나다, 멕시코 등과 공동으로 2위에 자리했고 한국은 88점을 받아 공동 14위를 기록했습니다.
모니즈 공동의장은 전염병과 기후변화와 같은 여러 위협들이 각 나라 지도자들의 주의를 끌고 있지만, 핵 물질과 시설의 안전은 재앙적인 핵 폭발과 방사능 유출 방지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