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한 고위급 대북 제재 협의 "안보리 결의 철저 이행"

대니얼 프리드 미 국무부 제재정책조정관(왼쪽)과 성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1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미한 고위급 제재협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철저하게 이행키로 하고 다른 유엔 회원국들도 충실히 이행하도록 만드는 데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또 북한의 최근 잇단 미사일 발사에 대해 도발 행위를 중단하라고 경고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과 한국은 21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북 핵 6자회담 양국 수석대표인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김홍균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고위급 대북제재 협의를 가졌습니다.

이번 고위급 제재협의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대북 제재 국면에서 이뤄진 것으로, 미-한이 처음으로 시도하는 형식의 회동입니다.

이런 회의 성격을 감안해 회의엔 대니얼 프리드 미 국무부 제재정책조정관과 재무부와 상무부의 제재담당관들도 참여했습니다.

양측은 이번 회의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와 미-한 등 각국의 독자 제재, 그리고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등 3가지 축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서 북한에 대한 압박을 최대화 하는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성 김 특별대표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미-한 두 나라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270 호를 철저히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다른 모든 유엔 회원국들의 충실한 이행도 적극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성 김 대북정책 특별대표] “Both countries also are reaching out to others in the region and beyond to ensure that everyone is implementing this important resolution fully”

성 김 특별대표는 미-한 두 나라가 안보리의 이번 중요한 결의가 완전하게 이행되도록 하기 위해 역내외 국가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성 김 특별대표는 또 미-한이 취한 독자적인 대북 제재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며 한국 정부의 독자 제재에 대해 환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양측은 회의에서 서로의 독자 제재 내용을 설명하고 의문점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한편 미 행정명령의 실질적 이행과 관련한 전략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안보리 결의 2270호가 채택된 뒤 해운 제재를 포함한 대북 독자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미국도 대북 제제 법안에 근거한 북한의 노동자 해외 송출 금지와 특정분야 제재, 그리고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관을 제재하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 요소를 담은 행정명령을 발동했습니다.

프리드 제재정책조정관은 북한의 노동자 해외 송출을 금지한 미 행정명령의 제재 적용범위와 관련해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는 중국이나 러시아 인사, 기업 등도 제재 대상이 되느냐는 질문에, 행정명령은 북한의 노동자 송출 문제를 다루기 위한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했다며 필요하면 권한이 미치는 것이라고 말해 북한을 제외한 제3국이 제재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성 김 특별대표는 이와 함께 최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에 대해 북한은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인 탄도미사일 발사를 포함해 모든 도발적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번 미-한 고위급 제재협의는 전방위 대북 압박 강화를 위한 다목적 포석이라는 관측입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지금은 제재 이행에 전념해야 할 때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의미도 담겼다는 관측입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언급하고 있지만 미-한 독자 제재에는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더욱이 중국은 북한이 핵 포기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추가 핵실험까지 위협하는 상황에서 북한 비핵화와 평화협정 병행추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지난 18일 김홍균 본부장과 만나 안보리 결의를 전면적으로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대화와 협상 궤도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도 다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성 김 대표 등 미국 측 관계자들은 한국 방문에 이어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방문합니다.

성 김 대표의 동남아 방문은 이들 국가의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이행을 독려하고 북한과의 협력을 차단하기 위한 행보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