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여러 경제적 어려움을 동시에 겪고 있는 북한이 외부 지원을 거부하고 있지만, 미국은 인도주의적 지원을 계속 제안해야 한다고 워싱턴의 한 싱크탱크가 보고서를 통해 주장했습니다. 또 북한의 태도 변화 전까지 제재는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는데, 미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 지원이라는 도덕적 당위성은 동의하지만 이것이 미북 비핵화 협상의 교착을 풀기에는 부족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강양우)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헤리티지재단은 26일 발표한 ‘북한, 경제적 압박의 퍼펙트 스톰에 직면하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미국은 북한에 의료.인도주의적 지원을 하겠다고 계속 제안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극심한 경제·식량난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를 앞세워 외부 지원을 거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는 적극적으로 인도적 지원을 제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보고서의 저자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27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은 북한 주민들을 돕기 위한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는 것을 더 명확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대규모 식량지원이나 경제지원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북한은 인도주의적 지원을 거절해 왔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려를 이유를 들었죠. 하지만 인도주의적 지원은 대규모 식량 지원이나 경제 재건 지원과는 구분이 돼야 합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은 대북 제재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제언도 했습니다.
비핵화 협상 진전을 유도하기 위해 유엔과 미국의 제재를 완화하자는 권고에는 저항해야 하며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기 전까지는 현 수준의 제재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미국은 한국이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북한에 대대적인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조언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더 공개적으로 인도적 지원을 제안해 북한 정권이 이를 수용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미국은 우리가 가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우리가 북한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이 우리의 지원을 받아들이지 않아도 북한 주민들은 우리가 도울 준비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말이죠.”
또 북한이 이런 지원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 투명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로버트 매닝 /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
“인도주의적 지원을 얼마든지 제공할 의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원이 수용되는 시점에서부터 사용되는 시점까지 완전한 투명성을 요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받아들인다 해도 이것이 미북 비핵화 협상 교착을 풀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
“그런 전제는 잘못된 겁니다. 김정은은 북한 주민들을 신경쓰지 않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다른 정책 결정을 했겠죠.”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그러면서 인도주의적 지원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도로 접근한다면 올바르지 않다면서 두 가지 사안은 구분되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