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한 연합훈련 실시에 대한 북한의 도발 위협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전문가들은 중국이 북한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며 연합훈련 중단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데 대해 주목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북한의 무기 실험과 강화된 군사훈련에는 애써 눈을 감으면서 미한동맹의 균열에 주력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미국의 동아시아 전문가들은 북한의 잇따른 협박을 일축하면서, 중국이 노골적으로 북한 편을 들며 미한 연합훈련을 문제 삼고 있는데 대해 동맹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 6일 화상으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외교장관 회의에서 미한 연합훈련은 현재 상황에서 건설적이지 않다면서, 미국이 북한과 대화 재개를 원한다면 긴장으로 이어질 어떠한 조치도 취해서는 안 된다며 유엔 대북제재를 완화해 협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연구단체인 독일마샬펀드의 보니 글레이저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은 이 같은 중국의 행보에 대해 중국이 미국과 한국 사이를 갈라놓고 동맹을 약화하며 한반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감소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도 중국이 부쩍 잦아진 북한의 군사 훈련과 무기 시험에는 말을 아끼면서, 오히려 규모와 빈도가 축소된 방어적 성격의 미한 연합훈련에 대해서는 왜곡을 일삼으며 일방적으로 북한의 선전 선동을 거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라는 중국의 요구는 매우 편파적이라면서, 북한이 주변국을 위협하고 대화를 거부하며, 2019년부터 2년간 무려 37번의 유엔 결의를 위반하는 중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도발적 행동을 했음에도 중국은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오리아나 스카일라 마스트로 미국 기업연구소 연구원은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하면 미한 양국은 연합훈련을 중단하라는 중국의 쌍중단 요구에 대해, 애당초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며 부적절한 비교라고 지적했습니다.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실험 자제라는 당연한 국제 의무 이행으로 북한에 보상을 제공해서는 안된다면서, 북한이 한국에서 미국의 재래식 군사활동을 원치 않는다면, 한국에 평화적 의도를 보장할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자제하고 있지만 한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면서 미한 연합훈련은 이러한 위협으로부터 동맹인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긴장을 고조시킨다는 중국의 주장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떠한 상호 조치도 제안하지 않으면서 정작 인민군의 정례 훈련을 계속하고 위협의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는 북한과, 이에 동조해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중국은 미국의 일방적인 대규모 훈련 축소나 취소와 같은 큰 양보를 챙기면서 더 많은 양보를 계속 요구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