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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오물 풍선 또 살포…미 항모 부산 입항에 “새로운 억제력 과시” 도발 시사


25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대구에서 열린 한국전쟁 74주년 행사에 참석했다.
25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대구에서 열린 한국전쟁 74주년 행사에 참석했다.

북한이 한국에 또 다시 ‘오물 풍선’을 살포하고 새로운 방식의 군사 도발 가능성도 내비쳤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와 러시아와 체결한 새 조약은 시대착오적 행동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오물 풍선 또 살포…미 항모 부산 입항에 “새로운 억제력 과시” 도발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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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합동참모본부는 24일 밤부터 25일 오전 9시까지 북한에서 살포한 오물 풍선 총 350여 개를 식별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이번 오물 풍선 살포는 지난 9일 마지막 살포 이후 약 보름 만에 재개된 것으로 한 달 사이 5번째입니다.

25일 한국 서울에서 보호구를 착용한 한국 군이 북한에서 날려보낸 오물 풍선을 조사하고 있다.
25일 한국 서울에서 보호구를 착용한 한국 군이 북한에서 날려보낸 오물 풍선을 조사하고 있다.

북한의 이번 살포는 한국 내 탈북민단체들의 지난 20일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맞대응으로 보입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21일 담화를 통해 “분명 하지 말라고 한 일을 또 벌였으니 우리도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며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지난 2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담화. (화면출처: 조선중앙통신)
지난 2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담화. (화면출처: 조선중앙통신)

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이번에 살포한 풍선의 내용물은 대다수 종이류의 쓰레기로, 위해 물질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군은 앞서 북한의 3차 대남 오물 풍선 살포 이후인 지난 9일 오후 심리전 차원의 맞대응을 위해 약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바 있습니다.

한국 군은 그러나 북한의 이번 5차 살포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합참은 기자단 공지를 통해 “대북 확성기 방송은 현재까지 실시하지 않았고 오늘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군은 다만 “방송할 준비는 항상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25일 한국 파주 비무장지대 부근에서 바라본 북한 군 초소의 모습.
25일 한국 파주 비무장지대 부근에서 바라본 북한 군 초소의 모습.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의 25일 브리핑 발언 내용입니다.

[녹취: 이성준 실장] “우리 군 대북 확성기 방송은 즉각 시행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전략적·작전적 상황에 따라서 융통성 있게 시행할 것이고 임무가 부여되면 즉시 시행할 것입니다.”

한국 내 민간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양욱 박사는 북한이 보낸 풍선 규모나 내용물로 미뤄 확전 의사는 없어 보인다며, 한국 측의 확성기 방송 재개 카드 또한 북한에게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 박용한 박사는 북한이 한국 정부의 대응이 쉽지 않은 이른바 ‘회색지대 도발’을 지속하면서 한국 내 여론 분열 조장을 의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용한 박사] “이것도 역시 회색지대 도발인 게 어쨌든 그런 식으로 문제 제기를 하지만 한국 정부가 대응할 수 없는, 그렇다고 한국 정부가 그걸 위헌 결정이 났는데 과도하게 대응하면 한국 정부가 법적 문제에 빠지는 게 있으니까 어쨌든 문제 제기가 되는 거죠. 우리도 날리면 안되는 것 아니냐, 그러니까 이미 그 자체만으로도 북한이 원하는 목적이 어느 정도 달성된다는 거죠.”

이런 가운데 김강일 북한 국방성 부상은 24일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내고 미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이 최근 부산에 입항한 데 대해 “압도적이며 새로운 모든 억제력 시위 가능성을 완전히 열어두고 가장 강력한 수사적 표현으로 엄중히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24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김강일 북한 국방성 담화. (화면출처: 조선중앙통신)
24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김강일 북한 국방성 담화. (화면출처: 조선중앙통신)

김 부상은 루즈벨트함의 부산 입항을 “극악한 대결 광신자들인 미국과 한국의 도발적인 시도”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부상은 또 최근 북러가 조약을 체결해 군사협력을 강화키로 한 데 대한 미한일 등의 규탄을 “미국과 졸개들의 악설”이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25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전쟁 74주년 행사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를 비열하고 비이성적인 도발이라고, 그리고 북러 조약 체결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비판했습니다.

25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대구에서 열린 한국전쟁 74주년 행사에 참석 기념사를 하고 있다.
25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대구에서 열린 한국전쟁 74주년 행사에 참석 기념사를 하고 있다.

[녹취: 윤석열 대통령] “지난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맺고,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군사 경제적 협력 강화마저 약속했습니다. 역사의 진보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행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윤 대통령은 북한 정권에 대해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며 끊임없이 도발을 획책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또 이날 오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정박한 루즈벨트함에 올라 “북한은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면서 핵 선제사용 가능성을 공언하며 한반도와 역내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며, 우리의 동맹은 그 어떠한 적도 물리쳐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25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한국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정박 중인 미 해군의 니미츠급 항공모함 루스벨트함(CVN 71)을 방문했다.
25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한국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정박 중인 미 해군의 니미츠급 항공모함 루스벨트함(CVN 71)을 방문했다.

양욱 박사는 김 부상이 담화에서 ‘새로운 모든 억제력 시위'를 언급한 데 대해 8차 당 대회 때 채택했던 국방발전 5개년 계획 가운데 개발 중인 전략무기체계의 시험 과정을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양 박사는 북한의 국방발전 5개년 계획은 내년이 마지막 해인 만큼 올해 하반기에 실전배치에 필요한 무기체계 시험이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양욱 박사] “짧은 기간 안에 완벽하게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보다는 기존 계획에 따라 진행됐던 것들 중에서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것들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대표적으론 작년 진수한 김군옥 영웅함의 SLBM 연속 발사 같은 그런 모습들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김 부상이 언급한 ‘새로운 억제력 시위’는 한국에 대한 직접적이고 공세적인 도발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22일 한국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미 해군의 니미츠급 항공모함인 루스벨트함(CVN 71)이 정박 중이다.
22일 한국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미 해군의 니미츠급 항공모함인 루스벨트함(CVN 71)이 정박 중이다.

조 박사는 북한은 유사시 상호 군사 지원 등을 규정한 새 조약 체결로 전쟁 중인 러시아에 대한 무기와 탄약 지원을 확대해야 하고, 달러 환율 급등 등 내부 경제도 심각한 상황이라며 한반도에서 과도한 위기 국면을 만드는 데 부담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조 박사는 북한이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있는 고강도 도발보다는 미한의 군사 동향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핵 무력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하는 방식의 도발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지금 바다수리 6형 지대함 미사일도 본인들은, 순항미사일이죠, 순항미사일도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고 하고, 사거리 1천500~2천으로 추정되거든요. 이런 거나 아니면 수중 핵 드론이나 KN-23같은 단거리 핵 투발 수단이나 이런 것들을 활용해서 타격훈련을 할 가능성을 암시한다고 봐야겠죠.”

루즈벨트함은 이달 말 열릴 예정인 미국과 한국, 일본의 첫 다영역 군사훈련 ‘프리덤 에지’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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