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사일 등 각종 무기를 밀거래하고 무기 공장 건설 계약 등을 맺으며 여러 제재를 위반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다큐멘터리가 공개됐습니다. 덴마크와 영국의 공영방송에서 이 다큐멘터리가 방영됐는데, 덴마크와 스웨덴 정부는 북한 정권의 제재 회피 행태에 대해 유엔과 유럽연합에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지난 주말 덴마크 공영방송 DR과 영국 ‘BBC’는 덴마크의 독립영화 제작자 매즈 브뤼거의 다큐멘터리 ‘잠복’을 방송했습니다.
북한 정권의 제재 회피 행각을 다룬 이 다큐멘터리는 공산주의 독재정권에 매료된 덴마크 요리사와 프랑스의 전직 외인 부대원을 위장시킨 뒤 북한 당국과 직접 거래하는 함정 취재를 통해 제작됐습니다.
특히 다큐멘터리에는 북한 관계자들이 국제 무기 거래상 미스터 제임스로 위장한 전직 프랑스 외인 부대원에게 로켓과 미사일 등 각종 무기의 판매를 시도하는 모습과 함께 다양한 무기 사진들이 담겼습니다.
다큐멘터리 ‘잠복’
“그들은 자신들이 모든 종류의 미사일 무기 굉장히 큰 미사일 등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큐멘터리에는 또 위장한 제작진이 평양에서 만난 일부 북한 관리들과 아프리카 우간다로 이동해 빅토리아 호수의 한 섬을 구매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도 담겼습니다.
이들은 우간다 당국에 섬 구매 목적이 호화 리조트 건설이라고 속이고, 실제로는 무기와 마약 제조 공장을 세우기 위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와 함께 스웨덴 주재 북한 대사관 관계자가 우간다 사업계획이 담긴 봉투를 건네는 모습도 포착돼 북한 외교관들이 제재 회피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보고서의 내용이 사실임을 보여주는 장면도 포함됐습니다.
해당 다큐멘터리 방송 직후 일부에서는 영상에 등장하는 북한 관리들의 모습이 어설퍼 보인다며 조작 논란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전 유엔 제재 전문가는 이 방송 내용이 상당히 신뢰할 만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휴 그리피스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조정관은 다큐 속 여러 요소가 이미 알려진 북한 정권의 행태와 일치한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가장 당혹스러워할 만한 작품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덴마크와 스웨덴 정부는 북한의 제재 회피 행태를 폭로한 다큐멘터리 ‘잠복’과 관련해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와 유럽연합 EU에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예베 코포트 덴마크 외교장관과 안 린데 스웨덴 외교장관은 12일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여러 활동을 담은 다큐 내용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모든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활동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가 반드시 존중되고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북 제재 준수와 이행은 북한과 다른 모든 국가의 의무임을 명확히 하길 원한다면서 다큐 속 정보 내용과 그에 따른 추가 조치 가능성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