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열리는 국제무기박람회에 북한 군사대표단이 참가한 가운데, 특히 유엔 대북제재 대상에 올라 있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 총책임자가 직접 참석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밀착이 한층 노골화하는 징후로 북한이 미사일 관련 기술 협력을 받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러시아 국방부가 주관하는 국제 첨단무기박람회가 12일 모스크바에서 열렸습니다.
러시아의 첨단 무기를 선보이고 참가국들과의 군사 협력을 진행하기 위해 14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전 세계 83개국 대표단과 120여 개 업체들이 참가했는데, 특히 북한 미사일 개발 총책인 김정식 노동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대표단도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 부부장은 북한 미사일 개발의 일등 공신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요 무기 개발 현장을 찾을 때마다 빠짐없이 수행하는 주요 인물입니다.
특히 김 위원장 집권 이후인 2012년 광명성 3호 위성을 탑재한 장거리 로켓 발사에 관여해 그 공로로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았으며, 2017년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 2397호의 제재 명단에 올랐고 미국과 한국, 유럽연합의 독자 대북제재 리스트에도 포함돼 있습니다.
유엔 회원국들은 유엔의 대북제재 명단에 오른 인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해야 하지만 러시아는 이를 무시하고 김 부부장을 자국에 초청한 것입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과 러시아의 방산 협력이 더욱 노골화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두진호 / 한국 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
“러시아가 유도미사일 기술에서도 원천기술을 갖고 있고 북한도 그런 원천기술을 받아들여서 오늘날의 핵 WMD, 특히 미사일 전력들을 많이 발전시켜 왔기 때문에 미사일 총책이 실제 러시아에 가서 러시아의 그런 미사일을 포함한 다양한 무기체계들을 확인해서 북러 간 실질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현장에서 확인하고 또 러측과 협력한다는 의미가 있겠습니다.”
러시아 타스 통신 보도에 따르면 북한 군사대표단은 전시회에서 수상함과 해안지휘소, 선박, 잠수함, 항공기의 무선통신을 지원하는 통합통신장비에 대한 설명을 주의 깊게 들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주된 관심이 미국과 한국에 비해 절대 열세에 놓인 해군과 공군 전력 증강에도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평가하면서, 한국에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포석일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양욱 / 한국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이런 부분을 러시아 국영통신에서 전달한다는 것은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것들에 이런 것들이 포함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위협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는 거죠.”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무기 전시회에 참가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리고 있는 러시아가 유라시아 지역에서 우방국을 확대하려는 전략에 도움을 주는 측면이 있다면서, 북한의 역할을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자국에 대한 무한 지지와 무기 지원, 동맹 수준의 조약을 체결한 북한을 국제무대에서 각별하게 대우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는 만큼 미국과 서방의 대응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